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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구 박사의 釣魚博物誌 연어

USS DELTA VECTOR 2024. 9. 28. 11:22

명정구 박사의 釣魚博物誌 연어

 

                                                                   ▲연어(수컷)

 

 

                                                                  ▲연어(암컷)

 

●표준명 : 연어
●방언 : 특별한 별칭이 없음
●學名 : Oncorhynchus Keta
●英名 : Salmon
●日名 : 사케(サケ)
●中名 : 大麻合魚

 

물고기들 중에는 강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내려가 몇 년간 대양을 누비며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하여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신비스러운 습성을 가진 무리가 있다. 이런 생활사를 지닌 대표적인 어류가 ‘연어•송어류’(salmon and trout)이며, 이같은 습성을 지닌 무리를 ‘모천회귀성’(母川回歸性) 어류라고 부른다. 태평양과 대서양 북반구의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이들 무리는 옛부터 인간들에게 중요 수산자원으로 관리보호되어 왔을 뿐 아니라, 주요 낚시 대상어로서 지금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가을이 되면 동해안의 일부 하천으로 ‘연어’가 돌아온다 . 길이가 40~90cm급으로 크고 힘이 좋아 낚시동호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아직은 자원 증강을 위해 국가에서 인공부화 방류사업을 주도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낚시를 즐기기에는 이른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연어는 최근 자원량이 증가하고 일부 정치망 채포를 허가하는등, 여러 가지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낚시대상어로서의 허용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이름
연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연어과 어류의 일반명(Salmon)으로 통용되기도 하지만 연어 가족 중 우리나라 동해안 하천으로 돌아오는 Oncorhynchus Keta의 표준명임. 일생을 통해 강과 바다에서 생활하며 몇 번이 형태 변화를 거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이름은 다양하지 않다. 반면 구미 각국에선 성장 단계마다 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다. 갓 태어난 후 난황(卵黃)을 갖고 있는 시기는 ‘alevin(앨리번)’ 또는 ‘fry(프라이)’, 그 후 난황을 흡수하고 체측에 막대모양의 무늬(parr)가 나타나면 ‘parr(파)’라고 부른다. 그후 무늬가 없어지고 몸이 은색을 띠면서 바다로 내려가는 시기를 'smolt(스몰트)‘라 부르게 된다. 바다에 내려간 후에도 나이에 따라 smelt, sprod, mort, for-tail, half-fish, salmon등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속명인 Oncorhynchus는 그리스어인 Onkos(갈고리모양)와 rhynchos(코)의 합성어로 ‘갈고리모양의 코를 가진 물고기’란 뜻이다. 이것은 산란기에 이른 수컷의 코가 휘어져 튀어나오는 형태적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미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등에서는 연어를 chum salmon(첨연어) 또는 dog salmon(개연어)로 부르는데 chum이란 ‘단짝’‘사이좋은 친구’를 뜻하는 말로, 오래 전부터 인간과 연어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dog salmon이란 연어가 연어과 어류 중 맛이 없는 편으로 개밖에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예부터 연어가 중요한 식량이었던 아이누족들은 연어를 ‘진짜식량(시뻬)’ ‘진짜고기(시재뿌)’'신(?)의 고기(카무이째뿌)’ '연어신(시빼카무이)’등의 의미로 매우 소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에선 사케(サケ)로 부르며 어조에 따라 시로사케(ツロサケ), 아끼사케(アキサケ)등의 이름을 붙이고 있다. 일본명인 사케(サケ)는 열(裂)이란 한자어의 뜻을 가지며( サケる=찢어지다, 갈라지다의 뜻), 이것은 요리할 때 근육이 결에 따라 갈라지기 쉬운 특징을 상징하고 있다. 중국명은 大麻合魚등이다.

 

●특징
대양을 누비고 다니는 연어는 방추형으로 채색이 등은 청록색, 배는 은백색으로 전형적인 표층 회유성 어종의 형태와 빛깔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나 기록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연어는 산란을 위하여 강이나 하천으로 돌아오는 성어(成魚)로 몸빛이 검게 변하면서 체측에 붉은색?초록색?검은색의 구름무늬가 나타나 있고(婚姻色), 수컷의 주둥이는 돌출하면서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연어는 1회 산란 후 일생을 마치게 되는데 그때의 크기는 대게 40~90cm(우리나라 연어)이다. 그러나 연어과 어류 중에는 왕연어(King salmon)와 같이 체중이 25kg급이 흔한 종류도 있다.

 

●분포•분류
연어(O.Keta)는 왕연어(King salmon, O.tshawystscha), 곱사연어(Pink salmon, O. gorbuscha), 은연어(coho salmon, 또는 silver salmon, O. kisutch), 시마연어(참송어)(cherry salmon, O. mason) 및 홍연어(red salmon 도는 sockeye salmon, O. nerka)와 함께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연어과(科, Salmonidae), 연어속(屬, oncorhyschus)에 속한다. 연어과 어류의 분류는 1960년대 이후 수리분류학•골격학•유전학•생화학적 방법에 의한 연구가 진행되어, 1988년 미국 수산학회의 어명위원회(American Fisheries Society's, committee on Names of Fishes)에서 대서양에 분포하는 모든 연어•송어류를 Salmo(송어속), 태평양에 분포하는 모든 연어•송어류를 Oncorhynchus(연어속)으로 재분류 하였다. 따라서 태평양이나 주변 국가의 강에서 서식하는 연어속 어류는 6종에서 12종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이전까지 송어속에 포함시켰던 무지개송어(rainvow trout, Salmo gairdnerii)는 캄차카송어(S. mykiss)와 같은 종으로 판명되면서 Oncorhynchus mykiss(일반명은 rainbow trout로 그냥 둠)란 학명으로 연어속 어류에 포함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연어속 어류는 연어, 무지개송어, 산천어(시마연어=산천어의 강해형)등 3종으로 되었다. 이 가운데 산천어는 동북아시아에만 분포하는 종으로, 그 지리적 분포의 특징 때문에 낚시대상어로서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귀중하게 취급되고 있는 종이다. (낚시춘추 91년 6월호「조어박물지 ④」참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이들 3종 연어속 어류의 주요 형태•생태적 특징을 비교하면 아래 <표1>과 같다.

연어는 하천에서 태어나 약 2~3개월의 짧은 기간만 강이나 하천에서 생활한 후 바다로 내려가므로 연어속 어류의 담수생활기의 형태적 특징 중의 하나인 체측 파(parr)무늬를 갖는 기간이 짧다. 즉 5cm전후에서 파(parr)무늬가 소실되고 등은 청록색, 배는 은백색을 띠어 마치 멸치와 비슷한 형태인 스몰트(smolt)로 바뀐다. (<사진>참조). 반면 산천어나 무지개 송어는 일생을 담수에서 보내므로 체측의 파(parr)무늬는 일생동안(산천어), 또는 약 1년간 (무지개송어)가지고 있다. 체색도 담수에서 살아가는 산천어나 무지개송어는 초록빛이 강하고 주황색•주홍색을 많이 가지고 살아간다. 이들 세 종류의 공통점은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육질 돌기인 기름지느러미(adipose fin)를 가진 것인데, 지느러미 줄기수는 대부분 중복되고 있어 뚜렷한 분류형질이 되진 못한다. 단지 뒷지느러미의 형태에 있어 기저 길이보다 높이가 짧으면 연어 또는 산천어이고, 기저 길이보다 높이가 길면 무지개송어로 구별한다. 연어는 전형적인 내수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 일본 중부이북, 캄챠카, 알라스카, 캐나다, 북부 캘리포니아를 잇는 북태평양에 서식하고 있다.

 

●생태
연어의 생태적 특징 중 가장 잘 아려진 것은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 오는 본능(모천회귀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천 중 상류의 모래 자갈 사이에서 부화한 연어 새끼(alevin)는 2~3개월 후 스몰트(smolt)가 되어 바다로 내려가서 2~5년간의 생을 바다에서 누비고 다니다 산란할 시기가 되면 정확히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산란기가 되면 체장이 40~90cm, 체중이 1~6kg 크기로 성장해 있으며,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기 전 수컷은 턱이 길어져 휘어지며, 암?수 모두 체측에 검은색과 붉은색의 구름무늬 모양이 나타나고, 비늘이 강해지게 된다.

이들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산란을 위하여 몸단장(?)을 하는 것이며, 수컷은 좀더 나은 암컷을 차지하게 위하여 앞으로 치르게 될지도 모르는 다른 수컷과의 결전을 앞두고 휘어진 턱과 강한 이빨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때가 우리나라 동해안 하천의 경우 9~12월 사이이다. 연어가 하천으로 소상(遡上)하는 수온은 18℃이하일 때부터이며 주 소상 시기는 7~12℃범위이다. 일단 강으로 들어오면 필사의 힘을 다해 급류와 폭포, 얕은 여울을 헤치고 산란장으로 향하게 되는데, 높이가 2~3m 되는 폭포도 몇 번에 걸쳐 튀어오르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연어의 산란장은 하천의 크기에 따라 다르나 하구에서 900~200m까지 떨어져 있기도 하며, 우리나라(동해안)는 하천의 하구부근(하구에서 0.5~2km거리)에서 그물을 설치하여 모두 잡기 때문에 정확한 산란장 위치는 알 수가 없다. 단지 낙동강의 연어는 하구에서 40여km 떨어진 밀양강까지 거슬러 올라온 기록이 있다(그러나 1983년에 낙동강의 방류 사업은 중단되었음).

이처럼 먼 길의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산란장에 도착하면 암컷과 수컷의 짝짓기가 시작되며, 이 때 수컷은 마음에 드는 암컷을 차지하기 위하여 억센 턱으로 힘겨루기를 하기도 한다. 짝짓기할 암수가 정해지면 수심 20~300cm의 산란장에서 암컷은 직경이 50~100cm, 깊이 45cm 전후의 모래•자갈 구덩이를 파고, 이 사이에 수컷은 다른 수컷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경계한다. 산란은 암컷이나 수컷이 나란히 몸을 마주대고 서서 상류를 향하여 입과 지느러미를 벌린 채 방란, 방정을 하게 된다. 한 마리가 낳는 알수는 300~8,000개로 변이폭이 크지만 대게 2,000~3,000개의 알을 낳는다. 난경(卵經)은 5~9.5mm(평균중량 0.23g)으로 물고기의 알 중에서 초대형에 속하며 분리침성란이다.

수정이 된 연어알은 자갈과 모래로 덮히며 발생 도중 직사광선이 비치면 알의 발생이 중단되어 죽게 된다. 이 때문에 자연에서 연어가 산란한 경우 약 80%의 알이 발생 도중에 죽게 되며, 이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인공부화 사업을 시도, 약 70~80%의 생존율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부화 50~60일 이후 3~5cm 크기의새끼는 등을 제외한 몸 전체에 은빛이 강해저(presmolt기), 바다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5~7cm크기로 자라면 스몰트(smolt)가 되어 바다로 나간다. 이때 자연상태에서의 이동 속도는 하루에 약 1.5km 정도이며, 대게 저녁 8~10시 사이에 많이 이동한다. 이리하여 바다로 내려간 연어는 연안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하여 2~5년간의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대양에서의 경로는 일본이나 북미게군의 경우 대개 밝혀져 있으나 우리날로 돌아오는 연어 집단의 회유경로는 아직 조사되어 있지 않다. 대양에서의 이동 속도는 계군에 따라 다른데 1일 평균 약 32km 전후이며, 최대 68~165km로 알려져 있다.

망망대해에서 2~5년간 떼를 지어 다니던 연어는 어떻게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정확히 돌아오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가지 학설이 있다. 첫째 ‘태양콤파스설’로 연어들은 태양의 방향을 인지하여 자기들이 돌아올 방향을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연어가 수심 60m정도의 수층을 헤엄치는 것이나, 북태평양의 안개나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 조건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신빙성이 없는 설이다. 둘째는 ‘해류콤파스설’로서 해류의 방향을 감지하여 방향을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학설 역시 북태평양에서는 여러 종류의 해류가 있고, 또 여러 집단의 연어떼가 각기 다른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연어들이 해류의 일정 방향을 이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학설로 받아들여진다. 세 번째는 가장 유력한 설로서 ‘자기(磁氣)콤파스설’이다. 이는 연어가 지자기(地磁氣)를 감지하여 방향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이용하는 생물에는 연어 외에도 가오리?상어?참치류 등 물고기와 박테리아?새?설치류의 일부 종에서도 이미 알려져 있어 연어 회유를 설명하는 데 가장 유력한 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자기가 태어난 하천의 하구 가까운 연안으로 돌아온 연어는 어린 시기에 강에서 기억해 두었던 냄새를 기억하여(후각 의존)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거슬러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연어들은 약 70~98%가 정확히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오며 나머지는 인접한 하천으로 올라가기도 한다.(이 정확성은 하천생활이 긴 은연어와 왕연어의 경우 거의 100%이다). 대양을 누빌 때 붉던 살색은 산란기가 되면 대부분 알로 보내고(비타민 성분으로 알의 활력을 높임) 퇴색되어 버리며, 긴 여로에 지친 연어는 산란방정 후 얕은 개울가에서 죽어간다.

 

●식성•성장
강에서 태어난 연어 새끼는 바다로 내려가기 전에 물벼룩류와 저서성요각류•패충류•벌레 유생 등을 먹고 살며, 규조류나 침전유기질도 먹는다. 바다에 나가면 처음엔 요각류•곤쟁이•등각류•단각류•동물성 플랑크톤•규조류등을 먹다가 대양으로 가면 계절과 해역에 따라 당양한 먹이를 섭취하게 되는데, 정어리•멸치•대구•쥐노래미류 등 물고기류 외에 곤쟁이•요각류 등을 먹는다. 또 북태평양에선 명태와 먹이 경쟁을 하게 된다. 연어는 태어난지 약 3개월만에 5~7m의 스몰트가 되어 바다로 나가면 이후 성장이 빨라져서 1년에 체장이 25~30cmm, 2년에 45m 전후, 3년에 55cm 전후, 4년만에 63m 전후로 성장한다.

 

●낚시
1913년 일본인에 의하여 처음 시작된 우리나라의 ‘연어 인공부화사업’은 196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1969년 전국 집게로 95마리의 연어가 우리나라로 돌아왔으나 1980년에는 977마리, 1990년에는 약 30,000마리로 증가하였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부화장건설과 방류 사업확대로 연어의 자원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연어는 낚시대상어로 즐기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느껴지지만, 연어 자원이 증가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알라스카와 캐나다같은 유명한 연어낚시가 실현될 날이 오리라 부푼 기대를 가져본다.

이런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숫자가 적다 하여 1983년 이후로 경남도가 포기해버린 ‘낙동강 연어부화방류사업’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1991년에는 섬진강으로 돌아온 연어도 있었다). 1993년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연어가 반드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는 습성을 깊이 인식하여‘한국의 연어가족’을 늘리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