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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GMC 시에라, 북미산 픽업트럭의 정점...'거친 맛' 더해져

USS DELTA VECTOR 2024. 9. 19. 08:16

[시승기] GMC 시에라, 북미산 픽업트럭의 정점...'거친 맛' 더해져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픽업트럭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강력한 견인능력, 야외활동에 걸맞은 안전기능 등이 그것이다. 반면 관대해지는 부분도 있다. 승차감이나 편의성이 다소 떨어져도 '픽업트럭은 그렇지'하고 수긍하곤 한다.

픽업트럭의 원조는 단연 미국이다. 일반 세단이나 SUV보다도 픽업트럭이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다. 경쟁도 치열하고 종류도 많다. 그 중에서도 국내선 접하기 힘든 '고급 픽업'을 내세운 차가 있다. 지난해 한국땅을 밟고 올해 상품성을 다듬은 미국 GM의 RV 부문 프리미엄 브랜드 GMC의 대표 픽업트럭 '시에라'다.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시에라는 1987년 출시 이후 5세대를 거치며 진화한 GMC의 대표 모델이다.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픽업트럭 중 유일한 풀사이즈 제품으로 길이 5890㎜, 너비 2065㎜, 높이 1950㎜ 등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국내엔 최고급 사양인 드날리 트림의 5인승 크루캡 숏박스 단일 모델로 판매한다.

동력계 구성도 수입 픽업을 넘어서 국내 판매 중인 레저용 차량 중 유일무이하다. V8 6.2ℓ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53.6㎏f·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연식변경을 거치고 거친 맛이 더해졌다. 주행모드에서 ‘스포츠’나 ‘오프로드’를 선택하면 이제는 접하기 어려운 대배기량 엔진의 우렁찬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특정 모드에서만 배기밸브를 완전히 개방하는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을 탑재한 덕분이다. 실구매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 하니 더 반갑게 느껴진다.

픽업트럭의 핵심은 단연 적재함이다. 시에라의 적재함은 키덜트족의 흥미를 자극한다. 테일게이트가 단순히 열리는 것이 아니라 계단형으로 접히거나 벤치처럼 고정할 수 있는 등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6가지 형태로 변형된다. 고출력 400W 230V 파워아웃렛을 배치해 캠핑 등 야외활동에서 전자기기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고급 픽업을 표방하는 만큼 곳곳에 살린 디테일이 강점이다. 차고가 높은 만큼 밟고 탈 수 있는 전자식 발 받침대를 탑재했다. 적재함에도 사람이 오르내리기 쉽도록 손잡이를 배치했다. 사이드미러나 리어 글래스 상단, 적재함 측면 등에 LED 램프를 설치해 야간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택품목으로 제공했던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기본품목으로 된 점도 눈에 띈다. 

새삼 실내 마감이 눈에 들어온다. 천공 천연가죽 시트를 비롯한 실내 곳곳에 적용된 드날리 로고와 갈바노 크롬, 나무의 질감이 살아있는 오픈 포어 우드, 알루미늄 크롬 가니시 등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썼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운전석엔 13.4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과 네 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한 12.3인치의 디지털 컬러 클러스터, 15인치 멀티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배치했다.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차가 크다고 운전이 마냥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차의 크기나 거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비를 배치했다.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통해 최대 300% 향상된 후방 시야를 확보해 주는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를 비롯해 4대의 카메라로 360도 모든 각도에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스마트폰 무선 연결(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인 오토캠핑을 준비한다면 시에라의 견인성능에 주목할 만하다. 고강성 풀 박스 프레임 보디에 최대 3945㎏에 견인력을 갖췄다. 히치뷰 카메라 기능을 비롯해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및 커넥터, 히치 라이트,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등을 기본 제공한다.

또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포함된 스테빌리트랙 차체 자세제어시스템, 트레일러의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 트레일러 존까지 감지하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도 기본 탑재한다. 

2024년형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어지간한 험로가 아니라면 가뿐히 탈출할 수 있다. GM의 사륜구동 기술인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과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 22인치 타이어의 힘이다.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6.9㎞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기름값이 걱정되는 수치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염두에 두고 사는 것이 픽업트럭인 만큼 장거리 주행에서는 두자리수도 유지할 수 있다.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등 고효율 기술을 탑재한 결과다.

가격은 9380만원이다. 내외부 장식과 일부 편의품목을 추가한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