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루어 마스터 플랜 1. 뉴 트렌드 볼락볼 장비, 에깅 스펙으로 변모
강경구 브리덴 필드스탭, 바다루어클럽 회원
최근 TV에 낚시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낚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낚시가 국민레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낚시인구 증가에 따라 낚시에도 다양한 트렌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보다 더 나은 조과를 위해 혹은 여러 지형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채비나 장비가 빠르게 변화하고 새 유행을 만들어 내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볼락루어낚시는 쉬운 접근성과 마릿수 재미, 대상어의 뛰어난 맛 등의 이유로 루어낚시의 대중화를 이끈 장르이다. 볼락루어낚시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13년쯤 흘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소형 지그헤드만 달아 낚시하는 사람도 많지만 지금은 볼락볼(메바트로볼)을 달아 더 먼 거리를 노리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물론 볼락볼이 최근에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전에는 일반 볼락루어 장비에 볼락볼만 달아서 쓰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로드와 릴까지 볼락볼 사용에 맞도록 변화하고 있다.
▲볼락볼 채비. 볼락볼 중간으로 쇼크리더를 관통시킨 전유동 형태다.
▲필자의 볼락볼 장비. 브리덴 TR55와 2500번 릴을 사용한다.
▲ 방파제를 노려 볼락을 낚아낸 필자.
▲ 사진1
●로드의 변화
볼락볼이란 흔히 ‘메바트로볼’로 불리는 일종의 던질찌다. 지그헤드 무게만으로는 원투 거리와 공략 범위에 한계가 있어 크고 무거운 볼락볼을 채비에 달아 던지는 것인데, 볼락볼의 등장으로 포인트가 훨씬 넓어지고 조과도 업그레이드됐다.
아울러 볼락볼 등장 이전의 볼락 루어낚싯대는 가늘고, 낭창하며, 민감함을 우선했지만 지금은 무거운 볼락볼 롱캐스팅이 가능한 로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그헤드만 썼을 때는 울트라 라이트 로드를 썼는데 적합 루어 스펙이 0.3~6g에 불과했다. 그러나 볼락볼은 8~9g에 달해 울트라 라이트급 로드로는 효율적인 원투와 리트리브가 힘들었다. 그래서 낚시인들이 선택한 것이 라이트~미디엄라이트급 로드였는데 이 선택도 오래 가지 못했다. 볼락볼이 20g대로 두 배 가까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또 제 아무리 미디엄 라이트 액션이라도 설계 자체가 볼락 전용이다 보니 먼 거리에서 대물을 걸었을 때 제압이 어려웠다.
이런 점을 불편하게 생각한 낚시인들은 약 5년 전부터 에깅 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를 감지한 루어대 제조업체에서 앞 다퉈 볼락볼 전용 로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업체가 브리덴, 메이저크래프트, 에버그린 등인데 이 업체들은 아예 블랭크를 다르게 설계했다. 일반 볼락 로드가 슬로우 액션인데 반해 이 로드들은 레귤러 패스트 액션으로 짱짱한 게 특징. 그래서 이런 로드에 가벼운 지그헤드는 캐스팅이 불가능하다.
현재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TR85는 스펙상 1~20g의 루어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9~20g의 비교적 무거운 채비를 사용할 때 적합한 로드다. 볼락볼에 맞게 블랭크를 특화하고 가이드의 구경, 배열 등의 조정을 통해 감도와 파워를 모두 겸비하게 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국산 로드 중에는 볼락볼을 의식해 만든 전용 로드는 찾기 어렵다. 그것은 아마도 위에 설명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볼락 루어낚시 인구의 5% 수준에 머무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릴의 변화
릴도 과거의 1000~2000번 대신 2500번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과거에 작은 릴을 선호한 것은 ‘릴은 작을수록 가볍다’는 생각과 더불어 0.2~0.5호의 가는 합사를 원줄로 쓰기 때문에 굳이 스풀 용량이 큰 릴이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락볼을 쓰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던지면 50~60m는 충분히 날릴 수 있어 굳이 가는 줄을 쓸 필요가 없어졌고, 릴이 커지자 먼 거리에서 히트한 볼락을 신속하게 끌어내는 데 큰 릴이 효과적이 된 것이다. 특히 볼락볼을 사용하는 필드가 대부분 얕은 여밭이다보니 큰 릴의 빠르고 강한 제압력이 돋보였다.
현재 볼락볼을 애용하는 낚시인들을 보면 릴은 2500번, 원줄은 0.8호, 쇼크리더는 0.7~1.75호를 쓰고 있다. 쉽게 말해 에깅낚시 스펙을 볼락 루어낚시에 그대로 쓰고 있는 셈이다.
●볼락볼의 진화
볼락볼은 형태상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구멍찌처럼 생긴 타원형이고 또 하나는 최근 낚시인들 사이에 레진찌로 알려진 소시지형이다. 초기 볼락볼은 단순히 멀리 던지기만 하는 원투력에 비중을 뒀으나 현재는 플로팅, 서스펜드, 싱킹으로 성질이 다양해졌고 아예 볼락볼을 자작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타원형 볼락볼 채비
구멍찌를 닮은 형태가 가장 많다. 4~10g의 무게를 갖고 있다. 앞페이지의 메인 사진처럼 볼락볼 중간으로 라인을 관통시켜 일종의 전유동 형태로 쓴다. 볼락볼은 플로팅, 싱킹, 서스펜드 타입 중 포인트 여건과 자신이 추구하는 낚시 스타일에 맞춰 취사선택하면 된다.
<사진1>은 볼락볼을 가짓줄로 연결한 것이다. 주로 10g에 가까운 무거운 볼락볼을 사용해 50~60g의 비거리를 얻을 때 이용한다. 채비 중간에 가짓줄을 달아 볼락볼을 연결하면 바늘 채비와 볼락볼이 엉키는 위험도 줄어든다. 이 형태는 주로 얕은 여밭에서 목줄 길이만으로 볼락을 노릴 때 사용한다. 플로팅 타입의 볼락볼은 수면에 뜨고 목줄만 가라앉으므로 밑걸림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고수들 중에는 싱킹이나 서스펜드 타입 볼락볼을 사용해 전층을 공략하기도 한다. 이때는 릴링 속도 또는 리트리브 속도를 조절해 볼락볼의 침강 속도를 조절한다.
●자작 레진찌 채비
볼락볼 매니아들 사이에서 수년 전부터 급속히 유행하는 채비 형태다. 레진이라는 재료를 소시지 형태로 성형한 것으로 원투거리 증대는 물론 채비 엉킴까지 극복했다. 여기에 레진 성형 시 쇠구슬 같은 금속을 추가하면 물속에서의 폴링 속도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레진 채비의 키포인트는 중간에 삽입하는 긴 빨대다. 볼락볼 채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가 원투 시 볼락볼과 목줄 채비가 엉키는 것인데 레진찌는 20cm 이상 길이의 빨대가 중간에 삽입돼 있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주로 연안 수심이 얕아 초원투가 요구되는 동해안 지역 낚시인들이 선호하는 형태다. 20~28g대의 무게로 제작하기도 한다.
레진은 인터넷에서 1kg당 1만2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함께 오는 경화제와 섞으면 서서히 굳어지므로 그 전에 원하는 형태로 던질찌를 만들면 된다.
▲ 지그헤드에 낚인 볼락.
▲내부에 봉돌을 추가해 무게를 늘린 자작 레진찌 채비.
▲깊은 수심에서 효과적인 스플릿샷 채비.
▲쏘시지처럼 긴 형태여서 원투 시 채비 엉킴이 적은 엠케로 채비.
●그밖의 다양한 볼락 루어 채비들
지그헤드 채비
가벼운 지그헤드를 캐스팅하여 리트리브, 호핑, 저킹 앤 폴링 등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여 볼락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볼락채비의 정석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채비이다.
스플릿샷 채비
깊은 수심에서 주로 사용하는 채비이다. 지그헤드 위에 고정한 봉돌이 채비를 바닥까지 빨리 끌고 내려가며 이 과정에서 가벼운 지그헤드에 달린 웜이 펄럭거리며 볼락을 유혹한다. 가끔 지그헤드를 묶은 목줄이 봉돌과 엉키는 게 단점이다.
캐롤라이나 채비
스플릿샷 채비와 유사하나 봉돌이 유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지그헤드가 봉돌과 엉키는 현상이 거의 없다. 봉돌과 지그헤드 사이 간격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지그헤드의 유영 수심 조절이 수월하다.
앰케로 던질찌
자작 레진찌의 원조격인 기성품 던질찌이다. 가라앉는 속도가 다양하며 상황에 맞게 골라서 쓰면 된다. 초원투에 용이한 무거운 타입이 없는 것이 단점. 그래서 자작 레진찌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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