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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중에 가장 아름다운 코, 포드 브롱코!

USS DELTA VECTOR 2021. 11. 6. 17:59

즘 우리나라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트렌드는 바로 뉴트로예요. 예전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힙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그런데 이 뉴트로 문화가 자동차 시장에도 찾아온 걸까요?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핫한 차량이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들고 왔어요. 사실 요즘 MZ 세대들에게는 어떤 차량인지 굉장히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예전의 향수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차량일 거예요. 그 차량은 바로 포드 브롱코예요. 지난 25년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브롱코가 새롭게 우리 앞에 나타났어요. 과거를 알고 있던 분들에게는 그때의 향수를, 과거를 모르는 분들에게는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세련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브롱코는 우리나라에서도 사전 예약으로 엄청난 사람이 몰려든 차량이에요. 오늘은 25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브롱코에 대해 알아볼게요.


여기 있는 말 엠블럼,
짝퉁인줄 알았는데.. 브롱코였어?!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보다 더 효율적이고 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차량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요.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거친 차들이 판매량이 높은 것도 사실이에요. 그리고 보통 이런 차들이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 주류가 되죠. 하지만 그럴 때, 무언가 남들이 하지 않는 신선함을 찾는 고객들이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죠. 이러한 고객들은 요즘 대세와는 조금 멀어 보여도, 기계적으로 완성도가 조금 떨어질지라도 그 특유의 유니크함에 아낌없는 지출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이러한 고객들을 위해서 유니크한 차량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차량이 바로 벤츠의 G바겐이에요.


포드 브롱코는 1965년에 탄생한 차량이에요. 브롱코가 소개된 당시 미국은 2차 대전 이후에 계속해서 성장하는, 굉장한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어요. 풍요로움이 너무나도 가득해서 천조국이라고도 불렀던 이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포드는 고민에 빠졌어요. 포드가 상징하는 것은 대량 생산을 통하여 실용적인 차량을 만드는 것이 포드를 성장시킨 핵심이었어요. 하지만 굉장히 효율적이고 대중적인 차량이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이 고민이었어요. 효율이 높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량이었지만 대중들에게는 못생긴 보통의 차량이 되어가는 중이었죠. 그 시기에 멋지고 잘 생긴 유럽산 자동차들의 인기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었어요.


포드는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어요. 단, 젊은이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포드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저렴하지만 멋진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요. 프로젝트는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첫 번째는 유럽산 스포츠카와 경쟁이 가능한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여행에 적합한 SUV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첫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차량은 바로 여러분들께서도 짐작하신 그 차량이에요. 야생마 로고를 가지고 탄생한 머스탱(Mustang)이에요. 머스탱은 미국 젊은이들에게 가슴을 끓게 만드는 무언가를 선서하는 상징과 같은 차량이 되었어요.


포드의 두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차량이 오늘의 주인공인 브롱코(Bronco)에요. 머스탱과 브롱코는 둘 다 ‘말'을 의미하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머스탱의 말 엠블럼은 대지를 가르고 빠르게 달리는 말을 형상화한 엠블럼을 가지고 있고, 브롱코의 말은 뭔가 역동적 움직임이 느껴지는 말을 그려낸 엠블럼을 가지고 있어요.

브롱코를 개발할 당시, 포드는 당시 지프의 CJ-5의 경쟁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지프의 CJ-5는 군용차와 같은 생김새였는데 포드는 이 차량보다 보다 더 도시적이며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세련된 느낌을 가지면서도 오프로드 성능을 빼먹지는 않는 그런 SUV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물론 저렴한 가격의 차량을 만드는 것은 기본 목표였죠.


머스탱을 시장에 선보인 1년 뒤, 브롱코를 선보였어요. 경쟁 모델로 삼은 지프 CJ-5와 비슷한 사이즈였는데 지금으로 보면 코나, 셀토스, 티볼리 처럼 소형SUV에 해당하는 차량이었어요. 하지만 브롱코의 특징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라는 것이 아주 큰 차별점이었어요. 1세대 브롱코는 온전한 지붕을 갖춘 왜건 스타일, 지붕이 없는 로드스터 스타일 그리고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픽업 스타일의 세 가지 종류로 출시됐어요. 특히 지금 브롱코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로드스터 모델은 굉장히 유니크한 모델로 손꼽혀요.


처음 출시된 브롱코는 직렬 6기통 2.5리터 엔진에 3단 수동변속기를 조합하여 105마력의 힘을 냈어요. 젊은이들이 여행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SUV로 개발을 했기 때문에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하였는데 이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한 것이 의미가 깊었어요. 왜냐하면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스타일이 좋으면서 저렴한 가격의 SUV를 만들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없었다면 그저 판매용 차량이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4륜 구동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탑재하여 기본기를 갖춘 모델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어요. 1세대 브롱코는 1965년에 출시하여 12년 동안 총 22만 5천여 대를 판매했어요.


12년간 판매된 1세대 브롱코는 업그레이드하여 2세대 브롱코로 돌아와요. 그런데 이때 굉장히 많은 변화가 생기는데 우선 차량 크기부터 많이 달라져요. 1세대 브롱코가 소형SUV 사이즈였다면 2세대 브롱코는 대형 SUV 급으로 바뀌었어요. 왜냐하면 2세대 브롱코는 포드의 픽업트럭 F-150의 전신인 F-100을 베이스로 하여 개발되었기 때문이에요. 포드가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가 있었던 모델이 쉐보레K5 블레이저, 지프 체로키 등 픽업트럭을 기초로 하여 탄생한 대형 SUV들이었는데 이 시장에 뛰어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1세대 브롱코 대비 전장이 61cm, 전폭은 25cm, 전고는 13cm 정도 높아져서 완전히 다른 체급의 차량으로 탄생했어요. 2세대 브롱코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때부터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브롱코는 강인한 SUV다라는 인식을 심어줬어요. 게다가 1세대는 연간 판매량이 1~2만 대 수준이었는데 2세대 브롱코는 1979년에 10만 대를 판매하였죠.


3세대 브롱코는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호불호가 많은 브롱코였어요. 그리고 이때부터 우리가 아는 파란색 동그라미 안에 포드라고 적혀 있는 신형 포드 로고가 장착되었어요. 3세대 브롱코는 가지치기 모델이 존재하는데 그 차량의 이름은 브롱코 II였어요. 브롱코 II는 보다 작은 사이즈의 브롱코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제작한 차량이었는데, 이 차량은 후에 우리에게 익숙한 익스플로러(Explorer)로 바뀌게 되는 모델이에요.


4세대 브롱코는 브롱코 역사상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브롱코였어요. 이때의 브롱코는 사실 풀체인지 같은 느낌이라기보다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변화를 보인 모델이었어요. 외적인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을 정돈한 수준으로 디자인이 살짝 바뀌고 기능적으로는 후륜 브레이크에 ABS를 장착한 것과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정도의 변화를 보였어요.

5세대 브롱코를 마지막으로 25년 동안 브롱코를 만날 수 없었는데요, 이때의 브롱코는 브롱코 II에서 시작한 모델인 익스플로러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되어서 서서히 사라져간 모델이었어요. 디자인의 변화도 크지 않으면서 성능의 업그레이드 또한 크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서서히 잊혀갔어요.


25년 만에 나타난 야생마,
6세대 브롱코!

1996년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브롱코는 25년 만인 2020년에 새롭게 선보였어요. 6세대로 돌아온 브롱코는 뭐니 뭐니 해도 유니크한 디자인이 이목을 한 번에 이끌었어요. 6세대 브롱코는2020년에 출시되었지만, 그전부터 브롱코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신호를 가끔씩 전달했었어요. 2004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브롱코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도심형 차량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고 SUV보다는 세단이 인기가 많던 시기였기 때문에 없던 일처럼 조용히 사라졌어요.


새롭게 출시된 브롱코는 디자인부터 이목을 확실하게 끌어요. 1세대 브롱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젊은이들을 위한 오프로드 SUV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완성했어요. 우선 오프로더들의 상징인 둥근 헤드램프를 반만 가로지르는 직선의 DRL을 통하여 단순히 예전의 오프로더를 다시 만든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그릴 위를 가르는 브롱코 레터링은 미국인들의 로망인 강인한 오프로드 픽업트럭을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어요.


6세대 브롱코는 크게 2도어, 4도어 모델로 나뉘는데요, 브롱코 2도어 모델의 크기는 국내에서 출시되는 소형 SUV 사이즈 정도예요. 그런데 비율이 조금 독특한 것을 알 수 있어요. 브롱코 2도어 모델의 전장은 4,412mm로 4,375mm인 셀토스보다 긴 반면에 휠베이스는 2,550mm로 2,630mm인 셀토스보다 짧아요. 이는 오프로드 주행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프레임 바디에 휠베이스를 조금 짧게 만든 것으로 생각돼요. 반면에 4도어 모델의 경우 대략 싼타페 정도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데 4,785mm의 전장을 가진 싼타페보다 25mm 정도 긴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4,810mm) 반면에 휠베이스는 2,948mm로 싼타페보다 183mm이나 더 긴 휠베이스를(2,765mm)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실내 공간을 좀 더 중시하는 우리나라 고객들에겐 2도어 보다는 4도어가 좀 더 높은 선호를 가질 것으로 보여요.


프레임 바디를 가지고 있는 오프로더의 경우 가장 아쉬운 점이 실내 구성이에요. 오프로더의 감성을 지니려면 첨단이 아니어도 된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뭔가 구식으로 느껴져도 참고 견디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여요. 브롱코는 그러한 지점을 잘 파악하여 첨단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실내를 구성하였어요. 클러스터는 100% 전자식 클러스터를 장착하지 않았지만, 12인치의 대형 스크린을 중앙에 배치하였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으로 마감하였어요.


2도어, 4도어 브롱코는 2가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요. 2.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2.7리터 트윈터보 엔진으로 구성이 되는데 각각 270마력, 310마력의 출력을 뿜어내요. 미션은 7단 수동변속기 혹은 10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고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과 다양한 노면에 대응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서 오프로드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환호성을 지를 만한 구성을 하였어요.


브롱코는
누구를 노렸을까?

미국 정통 오프로더 하면 지프(Jeep)를 많이 떠올려요. 그 이유는 단연 브롱코가 자신만의 확고한 오프로더로서의 길을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 사이에 지프는 계속해서 오프로더를 연구하고 발전시켰고 이제는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됐어요. 브롱코는 지금의 지프가 가지고 있는, 특히 그 중에서도 랭글러가 가지고 있는 정통 오프로더의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25년 만에 등장한 모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랭글러가 가진 변화무쌍한 오프로더의 모습보다 더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도어 탈착, 하드탑 탈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구성한 모습이 돋보여요. 또한 오프로더는 실내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인식을 뒤집는 실내 구성을 하였어요.


하지만 브롱코는 랭글러 만을 저격하는 포지션으로 탄생하지는 않았어요. 지프에서 도심형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차량이 레니게이드인데 레니게이드는 유니크한 스타일로 굉장한 사랑을 받는 모델이에요. 여성에게도 인기가 있는 SUV로 유명한 차량이죠. 2도어 브롱코의 경우 작은 사이즈에다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레니게이드를 충분히 견제할 만한 모델이에요. 특히 브롱코 스포츠의 경우 오프로더라기 보다는 도심형 SUV에 가까운 차량이어서 오랜 기간 아무 경쟁자가 없던 이 시장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여요.

대량생산의 끝판인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가장 보편적인 기능을 담고 가장 무난한 차량을 만들어야 해요. 물론 가성비 높은 평범한 차량이 우리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만 하는 것이 따분하고 재미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25년 만에 등장한 브롱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사전 계약만으로도 23만 대 이상 판매한 것만 보더라도 평범치 않은, 유니크한 차량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대단했던 것인지를 알 수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는 아주 깊은 시골이어도 미국이나 큰 대륙에서 볼 수 있는 오프로드를 겪을 수 없을 정도로 도로가 굉장히 잘 깔려있지만, 브롱코 같은 차량을 통해 거칠고 험난한 길을 가는 듯한 가슴 뛰는 느낌을 받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의 로망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지 출처 - Motor1, MotorTrend

코 중에 가장 아름다운 코, 포드 브롱코!
포드 브롱코, 지프를 대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