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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하얗게 드러난 한라산 백록담 암벽..이례적 붕괴

USS DELTA VECTOR 2021. 6. 1. 09:10

 

조민영 입력 2021. 06. 01. 05:12 

 

지난 30일 붕괴가 이뤄진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절벽면의 모습. 무너진 암벽이 하얗게 드러나 보인다. 사진=독자제공, 뉴시스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암벽이 일부 지점이 자연 붕괴했다.

31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와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백록담 남서벽 해발 약 1800m 높이 구간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붕괴한 지점은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남벽 분기점으로 가는 등산로에서 맨눈으로 쉽게 확인된다.

붕괴된 규모는 약 20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 환경부가 실시한 ‘백록담 담수 보전 및 암벽붕괴 방지방안’에 대한 용역조사에 따르면 백록담 북벽과 서북벽의 암반층이 허물어져 원형인 분화구가 말굽형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사진은 지난 30일 붕괴가 이뤄진 백록담 남서쪽 절벽면이 하얗게 드러나 있는 모습. 사진=김홍구 제주오름보전연구회 대표 제공, 뉴시스

한라산 백록담의 서북벽~남벽쪽 암석은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조면암으로 이뤄져 오랜 시간에 걸쳐 바위나 돌이 햇빛, 공기, 물 등에 의해 제자리에서 점차 부서지는 자연적 풍화작용의 영향 등으로 암석이 떨어져 왔다. 다만 이번처럼 크게 하얀 면적이 보일 만큼 암석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간 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조면암은 대체로 연한 청록색이거나 지금의 백록담과 같은 회색을 띄지만 쉽게 풍화돼 황갈색이나 회백색으로 변한다. 이후 풍화작용으로 암석이 떨어져 나가면 원래 색인 하얀색이 드러난다.

세계자연유산본부 쪽은 지난 3월 초께 자연적으로 붕괴한 사실을 확인하고 붕괴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역시 자연적인 현상에 따른 붕괴로, 인위적인 복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홍구 제주오름보전연구회 대표 제공, 뉴시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측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지속적으로 붕괴가 진행돼 오다가 올 3월초쯤 붕괴 사실을 파악했다”며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닌 만큼 드론 촬영 등을 통해 정확한 붕괴 면적 등을 분석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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