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어 (마스노스케 マスノスケ, King Salmon)
홍연어 (베니사케 ベニザケ, Sockeye Salmon)
은연어 (긴사케 ギンザケ, Silver Salmon)
백연어 (사케 サケ, Chum Salmon)
대서양연어 (타이세이요사케 タイセイヨウサケ, Atlantic Salmon)
청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대규모로 나타난 무리들의
지칠 줄 모르는 도약. 연어의 대표적인 이미지들이다
오늘 생선 이야기의 주인공은 연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이 아니었던 연어는 그 당시 ‘맛 좋고 값비싼 수입어종’으로 통하는 고급 식재료였다.
레스토랑에서 가끔 접할 수 있는 연어구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훈제연어 그리고 일식집에서 나오는 연어회는 여지껏 우리가 먹어왔던 광어/우럭과 전혀 다른,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수많은 매니아들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훈제연어는 그간의 생선 요리에서 느낄 수 없던 특유의 스모키한 풍미까지 더해진 덕에, 이건 거의 뭐 생선계의 센세이션이 되었던 것 같다 ㅎㅎ
개인적인 생각으론 연어의 대중화엔 CJ의 패밀리레스토랑 ‘빕스’가 한 몫 단단히 했다고 본다. 주변 사람들만 봐도 ‘빕스는 훈제연어 먹으러가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걸 보면...ㅋㅋ 어쨌든 요샌 상황이 달라졌다.
연어는 생선류 중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되기도 했고 이제는 수입도 무척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아주 대중적인 생선이 되었다. 요즘은 일식집/횟집 뿐 아니라 동네 식당들이나 어느 술집을 가도 연어요리 하나쯤 안 파는 식당이 없을 정도니...ㅎㅎ 그런데 여기서 잠깐!!!
'슈퍼푸드10'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연어.
연어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어’라 하면 그냥 한가지 생선의 이름인 줄 알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의외로 연어도 많은 종류가 있다.
그럼 오늘은 이 여러가지 종류의 연어들을 알아보자.
우선 연어는 크게 ‘태평양 일대에 서식하는 종’과 ‘대서양에 서식하는 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태평양 쪽엔 왕연어/홍연어/은연어/백연어/시마연어/곱사연어/강철머리송어까지 총 7종의 연어가 서식하고 있다.
이렇게 들어서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 ㅎㅎ
그리고 대서양 쪽엔 대서양연어/브라운송어의 2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모두 합쳐서 총 9종이니, 생각보다 제법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이렇게 연어도 그 종류가 꽤나 많다보니, 오늘은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5종을 추려내서 만나보도록 하겠다.
왕연어와 홍연어,은연어,백연어,대서양연어까지.
그리고 시마연어와 강철머리송어의 경우는 별도로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질 것 같으니, 분량을 나눠서 다음 포스팅에서 따로 만나보자.
다양한 연어의 종류
왕연어 (마스노스케 マスノスケ, King Salmon)
- Oncorhynchus tshawytscha
왕연어 암수 한 쌍
‘짱’답게 인상부터가 상당히 파이팅 넘친다
첫번째 소개할 놈은 ’연어의 왕’이라 불리는 왕연어다.
King Salmon!!!! 혹은 ‘치누크(chinook)새먼’이나 ‘스프링(spring)새먼’이라고도 불리는 종이다.
왕이라는 이름답게 연어과 어종 중 가장 큰 대형종으로, 몸길이는 1.5m이상, 몸무게는 60kg까지 성장한다.
또한 덩치가 큰 만큼 한번에 낳는 알의 갯수도 연어류 중에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큰 덩치와 그에 걸맞는 강한 힘 때문에 낚시 대상으로도 연어류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크기만 크다고 왕인가? ㅎㅎ
게다가 이 놈은 거대한 크기만큼 맛도 가장 뛰어난 종으로, 왕연어는 몸값 역시 흔히 볼 수 있는 대서양연어의 두배 이상 나간다. 호텔 및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스테이크 용도로 많이 쓰이는 최고 품질의 연어가 바로 이 왕연어다.
그럼 큰 덩치 외의 왕연어의 특징에 대해서도 살펴 보자.
우선 ‘혼인색’이 가장 큰 특징이겠다.
왕연어는 평소에는 평범한 은색 체색을 띄는데 산란시기가 되면 몸 전체의 색이 변한다(이는 왕연어 뿐만 아니라 모든 연어과 어종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내가 바로 왕입니다요
이 혼인색은 산란을 위해 민물에 들어오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대부분 붉은색으로 변하지만 더러는 보라색 혹은 카키색 등으로 변화폭이 넓은 편이다. 그리고 이 체색의 변화는 암컷보다 수컷에게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산란기를 맞은 연어의 또 다른 변화는 ‘대가리 모양’에도 나타난다.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어의 모습은 대가리와 주둥이가 길고 입이 꼬부라진 모습인데, 이 역시 혼인색과 더불어 산란기에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며, 또한 모든 연어류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왕연어는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등 북태평양권에 폭넓게 서식하는 종인데(당연히도(?!) 우리나라 연안에선 잡히지 않는다 ㅠㅠ)... 맛이 좋아 인기가 많다보니 오랜 시간에 걸쳐 과도한 남획이 이뤄졌고, 그 결과 현재는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뭐든지 맛있다고 소문만 나면 씨가 마른다
해서, 요샌 그 대안인 ‘뉴질랜드산 양식’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 워낙 환경규제가 까다로운 나라인 덕에 믿고 먹을 수 있다는데 더해, 남극에 가까운 아주 낮은 수온에서 양식되는 만큼 지방함량도 더욱 높다. 결과적으로 맛과 식감 모두 아주 뛰어난 상등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19금) 어멋!!! 아저씨!!! 이런건 찍지 마시라구욧!!! ㅎㅎ
알도 많고, 크다.
국내에서 왕연어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종으로 대부분이 훈제연어로만 만나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항공직송으로 생연어나 ‘필렛(손질된 살코기)’도 유통이 되고 있다.
특히, 제작년부터 국내 최초로 ‘ㄴ수산’에서 생물 왕연어를 수입/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맛있는 왕연어를 회로 맛볼 수가 있게 됐다.
또한, 연어류의 단가 자체가 전에 비해 많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다(물론, 일반적인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보단 좀 더 비싸다. 허나 예전 국내 연어 시세를 생각해보면 왕연어를 비싸다곤 못 한다).
왕연어 회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어 왔던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드셔 보시길. 연어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마 아주 만족하실 것 같다 ㅎㅎ
마블링이 아주 선명한 왕연어 회는 식감도 더 부드럽고, 감칠맛과 단맛도 아주 진하다. 회 뿐 아니라 스테이크로 구워 먹어도 정말 맛이 좋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토막내서 굽기만 하면 되는데, 두툼하게 썰어서 겉에만 살짝 바삭하게 구워먹으면 아아ㅏ아앙ㅇㅇ아아앙ㅇㅇ...
포를 뜨거나 뼈째로 토막내어서
노릇하게 구워 스테이크로 먹는다
아저씨......튀어!!! ㅠㅠ
홍연어 (베니자케 ベニザケ, Sockeye Salmon)
- Oncorhynchus nerka
홍연어 암수 한 쌍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컬러링이다 ㅎㅎ
두번째로 소개할건 아주 선명한 붉은색의 혼인색이 특징인 ‘홍연어’다. 붉을 홍!!! ㅋㅋㅋㅋ 이 혼인색을 띈 녀석을 보면 얼굴과 꼬리만 금빛을 띄고, 온몸이 진한 선홍색을 나타낸다. 이 컬러를 볼때마다 자꾸 아이언맨 생각이 나는 것은 나뿐인 걸까...? ㅎㅎ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 등에서 가끔씩 주둥이가 꼬부라지고 아주 붉은색이 강한 연어 무리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걸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텐데, 바로 그 시뻘건 녀석들이 아마도 두번째로 소개할 홍연어였을 거다.
홍연어는 또 다른 특이점이 하나 있다. 외관뿐만 아니라 속살도 다른 연어들보다 더 진한 붉은빛을 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연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릴수 있는 그런 오렌지 컬러가 아니라, 거의 참치나 쇠고기와 비슷한 선홍빛 육색을 띈다. 개체에 따라 덜 그런놈들도 있지만, 통상적으로대부분 다른 연어에 비해선 육색이 더 붉은 편이다.
겉도 속도 붉다고해서 이름도 홍연어. 영어명도 'Sockeye salmon'이지만 보통 레드새먼(Red salmon)이라고 많이 불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어명 발음을 따 와서 '사카이연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닞은 포복은 물론 곰에게 잡혀먹기도 부지기수...
또 다른 홍연어의 특징 한가지를 살펴 보자면...
이 홍연어란 녀석은 강해형(바다로 나가는)과 육봉형(강에서만 서식하는)으로 나눠지는 종이다.
연어류 중 몇몇 종들이 이렇게 그 습성에 따라 강해형과 육봉형으로 분류가 갈라지곤 한다.
그럼 이 녀석은 어디에 서는 놈인가? 왕연어와 마찬가지로 역시 북태평양 일대에 주로 살고 있는데, 왕연어와 달리 동북아권인 일본 홋카이도 쪽에도 서식한다.
덩치는 왕연어와 비교하면 작다. 큰 것들이 몸길이 80cm, 몸무게 7kg 이상까지 성장한다고 하니.
앞서 왕연어는 뉴질랜드에서 양식이 이뤄지고 있고 양식된 것이 최고급 연어로 유통된다고 했는데, 얘는 어떨까?
홍연어는 왕연어와 달리 양식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연산이 거의 대부분인데 다행히 왕연어에 비해선 그 개체수가 아직 많은 편이라고 한다.
그럼 맛은 어떨까? 전세계적으로 왕연어가 맛도 크기도 단연 No.1이고, 그 뒤를 이 녀석이 잇는다는 반응이다.
No.2 연어답게 왕연어처럼 고급 어종으로 유통된다. 용도 역시 대부분 고급진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긴 주둥이와 이빨이 더해진 모습이 꽤나 험상궂게 보인다 ㅎㅎ
유독 더 붉은색을 띄는 홍연어의 살
국내에서도 수입 냉동은 어렵잖게 볼 수 있으며, 훈제나 통조림도 더러 판매되고 있다. 다만 아직 생물은 수입되지 않는듯 하며, 먹어보질 못해서 맛을 모르겠다...ㅠㅠ
여기서 잠깐 한가지 퀴즈. 연어는 붉은살 생선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보기엔 영락 없이 붉은살 생선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연어는 엄연한 흰살생선이다.
아주 의외지? 연어의 붉은색은 연어가 크릴새우 등의 갑각류를 계속해서 섭취한 결과, 갑각류의 색소가 오랜 시간 체내에 쌓이게 되며 띄는 색이다(우리가 귤을 한번에 많이 먹으면 손발과 얼굴이 누렇게 뜨는것과 같은 이치라고).
반대로 민물에 정착해서 사는 산천어같은 자연산 육봉형들은 육색이 저 정도로 붉지 않다. 또, 아직 어린 연어들의 경우에도 육색이 흰색을 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 붉은 연어의 색을 보고 “맛있어 보인다”라던가, “연어다운 색상이다”라고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양식업자들은 이를 캐치해서, 양식 연어의 사료에 인위적인 색소 성분을 넣기도 한다. 바로 당근같은 주황색의 캐로티노이드 색소다. 당근(캐롯)=주황색 색소(캐로티노이드)라고 떠올리면 쉽다 ㅎㅎ 이런 이유는 역시 살이 희끄무리한 연어는 인기가 없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자연산과 양식은 발색과 마블링(지방층)에도 차이가 있다
은연어 (긴자케 ギンザケ, Silver Salmon)
- Oncorhynchus kisutch
은연어 암수한쌍
산란기 은연어의 변화과정
세번째 만나 볼 연어는 ‘코호 새먼(Coho Salmon)’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은연어’다.
은연어 역시 위의 연어들처럼 북태평양 연안 및 북미 서부,캄차카 반도와 일본 홋카이도 등지에 살고 있는 종이다. 역시 우리나라 바다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몸길이는 큰 것은 약 90cm 이상 자라는 걸로 알려져 있다.
왕연어와 홍연어 다음으로 인기있는(맛있는) 종으로써, 연어과에선 No.3라 보면 되겠다(의도치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맛있고 값비싼 순서대로 흘러가고 있다...ㅎㅎ)
은연어라는 놈의 특징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 보자. 평소 혼인색을 띄지 않았을 땐 다른 연어들과의 구분이 쉽진 않다.
은연어의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크게 하얀 잇몸과 검정색의 혀를 갖고 있다는 것, 꼬리지느러미 끝이 안쪽으로 패인 모양이 아니라 일직선으로 딱 끊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연어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은빛의 체색을 띄다가, 산란기가 되어 모천을 찾아갈 때에는 붉은 빛의 혼인색으로 변한다. 이 때는 검은색과 빨간색이 섞인 탁한 암적색을 띈다. 밝은 선홍색을 띄는 홍연어와는 차이가 있다.
훈제연어로 가장 유명한 종이 바로 이 ‘Coho salmon(은연어)’이다
연어류 중에서는 대서양연어의 뒤를 이어서 나름대로 많이 양식되고 있는 종이다. 이는 일본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은연어의 양식 산지는 칠레이며 시중의 양식 Coho(은연어)도 대개 칠레산이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 유통되는 은연어는 주로 생물이 아닌 훈제 제품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어중엔 프리미엄라인으로 통하는 위의 둘에 비해 은연어는 가격도 훨씬 더 저렴한 편이다. 맛도 가격도 중간급이니 가성비가 좋은 미들급 연어라고 할 수 있겠다.
얼마 전엔 국내에서도 양식에 성공, 조금씩 유통이 되고 있다. 요즘에는 서울의 강서수협이나 노량진수산시장에서도 수조에서 살아서 헤엄치는 국내산 은연어를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연중 다르다는 점 등 연어 양식의 활성화에 어려운 점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아직은 생산량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을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연어의 수입대체 효과를 목표로 한다니, 양식이 좀 더 활성화되면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국내산 생연어를 먹게 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양식에 성공해 이슈가 된 것도 이 은연어
고성 바다서 양식 은연어 첫 출하, 아시아서 처음 양식 성공 봉포 앞 외해에 1만리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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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동해안 연어양식단지 가능할까
강원 고성군에서 연어의 양식이 성공하면서 동해안의 연어양식단지 조성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연어는 최근들어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국내에서 연어양식산업화에 성공할 경우 일자리창출과 노르웨이산 연어의 수입대체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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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연어는 원래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엔 양식 개체가 탈출을 한건지,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서 종종 은연어가 낚시에 잡힌다는 이야기도 있다. (참고로, 원래 남대천에 나타나는 토종 연어는 뒤에서 다시 소개할 ‘백연어’라는 어종이다)
태평양을 끼고있는 이웃나라 일본에선 홍연어 뿐만 아니라 이 은연어도 곧잘 잡힌다. 바로 옆나라인데도 차이가 난다.
맛있는 건 저쪽에 더 많으니 부러운 놈들 ㅠㅠ
참, 그리고 연어 낚시에 대해 간략하게 하나 얘기하자면...
다들 아시다시피 연어의 산란철에는 강에서 낚시가 성행한다. 그런데 사실 알아둘 것은 연어들은 산란을 위해서 강을 거슬러 오를 땐 먹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잠시 후 설명하겠지만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힌 빨간색 연어가 맛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읭?? 먹이 섭취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낚시를 해??
이것은 산란을 앞두고 예민해진 연어들이 보호본능 때문에 강한 공격성을 띄기에 가능한 것이다.
눈 앞에 알랑거리는 루어를 ‘먹으려는’것이 아니라, ‘죽여버리려고(?!)’ 공격을 하다가 낚시에 잡히게 되는 것 ㄷㄷㄷ
많은 이들에게 플라이에 대한 로망을 심어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남자들은 다들 한번쯤 이런 모습을 꿈꿔보지 않을까?
연어 (사케 サケ, Chum Salmon)
- Oncorhynchus keta
백연어 암수 한 쌍
맛은 떨어지지만 덩치가 크고 힘이 세서 낚시대상으론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연어’라 함은 대개 이 놈을 가리킨다.
은연어와 거의 흡사한 서식 분포를 가진 연어 말이다.
보통 연어라고 하지만 더러는 ‘백연어’라고도 많이 부른다.
해외에서는 보통 도그새먼(Dog Salmon)/첨새먼(Chum salmon)으로 불리며, 그 이름처럼 연어 중 가장 흔하고 친숙한 종으로 꼽히고 있다.
백연어는 최대 몸길이 1m, 몸무게 15kg 이상까지 자라는 연어과 랭킹2위의 대형종(아쉽게도 맛은 2위가 아니다)이라는 거. 다른 특이점은 우리나라의 강에도 서식한다는 것.
매년 가을, 양양 남대천에 나타나는 바로 그 연어다!
5년 전 쯤, 양양으로 서핑을 가는 중 양양대교 위에서 소동이 난 걸 한참을 구경한 적 있다. 이 소동의 정체는 바로 소상하는 연어를 낚는 사람들의 인파였다 ㅎㅎ
근데 문제가 하나 있으니, 이게 루어도 플라이도 아닌 마구잡이식 훌치기로 사정없이 잡아 낸다는 거.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100% 훌치기꾼들이고, 일부 플라이,루어꾼들은 강 속에 들어가 있었다.
암만 많은 개체가 올라온다 해도, 저렇게 잡아 대다간 씨가 마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 낚는 사람들은 재밌을지 몰라도, 연어들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다. 또 다리 난간에 올라가 위험하게 낚시하는 모습은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어 보인다.
저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다 봐야 한방에 정확한 훌치기가 가능하단다...
플라이꾼들은 추운 날씨에도 웨이더를 입고 입수해서 파이팅을 즐긴다 (사진출처:낚시광장 홈페이지)
여하튼 한참을 구경하던 중, 암수 한쌍을 얻어서 맛을 보려고 차에 싣고 서핑장에 들고왔다. 잡자마자 피도 잘 뺐겠다 맛있는 회와 구이를 먹을 수 있겠단 생각에 신나게 숯에 불을 피우고 연어를 손질했다 ㅎㅎ
낚시로 갓 잡은 연어를 언제 또 먹어보겠냐면서, 숯불에 올린 연어가 익길 기다리는 동안 막썰은 회를 한점 먼저 먹었는데... 이럴수가. 뭐이리 맛이 없냐.....????? ㅠㅠ
살에서 비린내가 나거나 한 건 아니나, 기대했던 고소한 연어 특유의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아마도 연어회를 하루쯤 물에 담갔다가 꺼내먹으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은? ㄷㄷ
물론 모든 생선들이 산란기에 맛이 떨어진다는건 마찬가지지만 토종 백연어를 두고 굳이 외래종인 은연어를 양식하는 데도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중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백연어는 가장 품질이 떨어지는 종의 연어로, 대개 통조림 가공에 쓰이는 저가 연어였던 것. 산란기인 것도 문제지만 종 자체도 맛이 영...
그리고 이 때는 연어란 생선이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도 잘 알지 못할 때였으니, 그야말로 의문의 1패였다...ㅋㅋ
참, 강에서 잡은 연어는 생식할 경우 기생충 감염의 우려가 있으니 주의할 것. 그래서 일본에선 연어를 횟감으로 쓸 때 일정기간 냉동을 시킨 뒤 사용한다.
?????? : 맛만 좋은데??? 잇힝~~~
자진납세.jpg
사실, 어떤 연어든 산란철 강에서 잡히는 붉은 혼인색의 것들은 맛이 없다. 다른 어종과 마찬가지로 산란을 위해 영양분이 모두 알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어들은 강을 거스를때부터는 먹이를 전혀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맛도 영양도 더 떨어지고 식감까지도 푸석해지게 된다. 이런 정황 상, 맛있을래야 맛있을 수가 없다.
다만, 특이케이스가 한가지 있으니... 일본에서 '환상의 연어'라고 불리는 케이지(ケイジ,鮭兒)라는 연어다.
이게 다름아닌 이 백연어인데, 이건 어찌 된 영문인지 나중에 다시 한 번 자세하게 썰을 풀겠다.
아 참. 참고로, 남대천에 소상하는 백연어는 개체수 보호를 위해 매년 10/11~11/30까지가 금어기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정식으로 연어낚시를 할 수 있는 건 10월초 첫물과 12월 끝물 무렵이다. 산란 피크타임에는 연어를 잡지 말라는 소리다. 어차피 잡아도 맛도 없다
양양으로 연어낚시를 가보고 싶은 분들은 이 점 꼭! 유의하시길. 저 때 연어를 잡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므로 낚시하다 걸리면 벌금맞는다...ㅎㅎ 그리고 손맛을 느끼는걸로 만족하고, 고유 어종의 보호를 위해 가급적 잡힌 놈들은 릴리즈해주는 매너있는 꾼들이 되셨으면 더 좋겠다.
맛집 앞에 줄서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ㅋㅋㅋㅋ
실제로 상류 구간에선 사람도 곰처럼 맨손잡이가 가능하다
대서양연어 (타이세이요사케 タイセイヨウサケ, Atlantic Salmon)
- Salmo salar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모습과 달리
산란기의 혼인색은 굉장히 화려하다
또한, 자연산은 생각보다 더 큰 편이다
오늘의 마지막 연어다. 바로 대서양연어.
글 서두에서 연어류는 크게 ‘태평양에 서식하는 종’과 ‘대서양에 서식하는 종’으로 나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서양연어는 이름처럼 대서양에서 사는 대표종으로(사실 대서양 계열 연어는 두 종류 뿐이다), 북대서양 및 유럽, 북미 북동부에 사는 연어다.
크기는 몸길이가 약 80cm, 몸무게는 6kg 이상 자란다. 아주 흔한 연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개체수가 크게 줄어 위험상태인 탓에, 이 자연산 대서양연어의 어획 및 유통은 세계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근데 위험상태인 어종이 이렇게나 대량으로 유통된다고?
말했잖나. 자연산의 경우라고. 그렇다는 말은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대서양연어는 자연산이 아닌 양식이란 소리다.
양식 연어 이야기는 잠시 후에 하는걸로 하고, 이놈의 특성을 한 번 먼저 살펴보자.
보통, 연어들은 고향에 돌아와 알을 낳으면 힘을 잃고 생을 마감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탓에 산란이 끝날 무렵 강가에는 연어들의 사체가 즐비한 것을 흔히 볼 수도 있다.
힘들게 모천을 찾아 산란에 온 힘을 쏟아붓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데...(이런 연어 이야기를 다룬 소설 ‘연어’도 있다)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장
그런데 대서양연어의 경우는 조금 예외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일부 개체들이 산란 후에 다시 바다로 돌아가기도 하며 이 놈들이 훗날 다시 강으로 돌아와서 한번이 아닌 여러 차례의 산란을 하기도 한다. 자, 다시 양식 얘기로 돌아와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양식되는 연어가 이 대서양연어다.
가장 유명한 양식 국가는 역시 단연 노르웨이로, 국내 유통되는 횟감용 연어는 노르웨이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칠레산 연어라 하면 대부분 은연어를 말하듯 노르웨이산이라 하면 대개 대서양연어를 일컫는다.
많이 양식,유통되는 만큼 가격 또한 가장 저렴한 종이다(북한에서 양식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고 알려진 연어도 바로 이 녀석이다 ㅋㅋ).
참고로 흔히 연어는 “자연산보다 양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이는 연어 생애 최대의 과제이자 맛에 영향을 끼치는 '산란을 위한 회귀’가 양식에서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먹이도 먹지 않은 채 강을 거슬러오르는 긴 여정이 양식 연어에겐 없으므로, 체내 영양분을 잃지도 않고 기생충에 대한 우려 역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다만, 예전에 노르웨이산 연어의 양식과정에서 농약성분을 함유한 사료를 쓰는 게 밝혀져서 '항생제 연어'파동이 크게 일기도 했다. 지금은 어떠려나?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
북한의 대서양연어양식 도전기. 실로 엄청난 실행력이다 ㅋㅋㅋㅋ
우리만 몰랐던 노르웨이산 연어의 진실
JTBC '미각스캔들'은 지난 3일 르웨이산 양식연어 양식과정에서 기생충 박멸을 위해 연어에게 살충제를 먹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JTBC 미각스캔들 갈무리 오메가 3가 풍부해 임산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힐링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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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어 종류
자, 오늘은 이렇게 다섯 종의 연어에 대해 알아봤다.
사실 봐도봐도 헷갈리지? 그게 정상이다 ㅎㅎ 글쓰는 나도 아직까지 아리송한 부분들이 많다.
연어들도 은근히 종류가 다양하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제 마지막으로 요점만 다시 한번 간단히 정리해 보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그리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오늘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시마연어 외에 나머지 민물에서 살고 있는 (육봉형)연어들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럼 연어이야기 끗!!!
((((( 5줄 요약 )))))
1) 연어류는 산란기엔 체색이 붉게 변하면서(혼인색) 수컷은 대가리가 길어지며 주둥이가 꼬부라진다.
2) 저렇게 체형과 색이 변한 연어는 먹이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름기도 별로 없고, 한마디로 맛이 없다.
3) ‘왕연어>홍연어>은연어>대서양연어>백연어’의 순으로 맛이 좋고, 가격에도 차이가 난다.
4)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토종연어는 백연어다.
5) (양식의 경우)뉴질랜드는 왕연어가,칠레는 은연어,노르웨이는 대서양연어가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하다.
결론 : 배고프다
[출처] #37. 왕연어(킹연어)/홍연어(사카이연어)/은연어/연어(백연어)/대서양연어|작성자 미스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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