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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동갈삼치/재방어(저립)

USS DELTA VECTOR 2021. 1. 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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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 (사와라 サワラ)

동갈삼치 (요코시마사와라 ヨコシマサワラ)

재방어 (우시사와라 ウシサワラ)


삼치 (사와라 サワラ)

- Scomberomorus niphonius

동갈삼치 (요코시마사와라 ヨコシマサワラ)

- Scomberomorus commerson

삼치(위)와 동갈삼치(아래). 몸의 무늬가 다르다

이런 ‘메다급’ 정도 되야 진짜 대삼치지...ㅎㅎ

오늘 소개할 어종은 바로 삼치다.

생선구이를 이야기하면 또 빠질 수 없는 맛있는 녀석.

삼치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해 있는 대표적인 등푸른생선 중 하나로, 얼핏 보면 고등어와 닮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삼치는 고등어보다 체형이 더 늘씬하고 더 길며, 사이즈 또한 훨씬 더 크다. 큰 것은 1m 이상 자란다.

그리고 고등어와는 다르게 날카로운 이빨도 가지고 있어서 순둥이같은 인상의 고등어보다 훨씬 더 흉폭하게 생겼다.

(치어 때 부터 이빨을 갖는데 이때부터 벌써 공격성이 강하고 난폭하다... 아주 싹수가 노랗다...ㅎㅎㅎ)

삼치는 한가지 특이점이 있으니... 바로 물고기지만 부레가 없다는 것. 더러 바닥층에 생활하는 어종들의 경우 종종 부레가 없기도 한데, 이렇게 활발히 유영하는 놈이 부레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상당히 특이한 경우다.

이 말인 즉 삼치는 평생 잠시도 쉬지 못하고 움직여야 하는 피곤한 운명이란 소리다 ㅠㅠ 멈추면 꼬르륵 가라앉잖아

그리고 성장 속도가 아주 빠른 것도 특징 중 한가지다.

1년에 50cm 이상, 3년이면 미터급까지 성장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치들은 대부분 한살배기 어린이 삼치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작은 놈들도 이빨이 날카롭다. 잘못 다루면 아야 함

일반적으로 등푸른생선 종류는 동쪽에서 많이 나는데 비해 삼치는 서해에서 잡힌다. 국내에는 서/남해 연안에 두루 서식하는데, 봄에는 산란을 위해 북상하고 산란을 마친 뒤 가을에는 먹이를 찾아 남하하는 습성이 있다.

서해안/남해안/제주도까지 넓은 지역에서 볼 수 있고 어획도 이뤄지고 있지만 특히, 전남 고흥군 앞바다의 나로도 일대가 오래 전부터 삼치의 산지로 아주 유명하다.

옛날에는 제철이면 삼치 파시가 형성되어 포구가 불야성을 이루고, 술집이 번성하는 등 장관이 펼쳐졌다고 한다 ㅎㅎ

삼치는 어릴 때 부터 공격성이 아주 강하다고 했었지?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일단 콱 덤벼 들고 보는 다혈질 성격 탓에, 가을철부터는 루어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많다.

성격도 터프하지만 크기도 상당히 커서 1m 이상의 대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걸 흔히 대삼치라고 부른다.

삼치는 손맛도 좋지만 맛 또한 별미로 치는데, 특히 제철인 겨울에 잡힌 이런 대삼치는 지방 함량이 많아 살맛이 달다.

또한, 다른 생선들에 비해 육질이 아주 부드러운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겨울철 대삼치는 별미 중에 별미로 친다.

삼치 하면 으레 구이

삼치 하면 역시 뭐니뭐니해도 구이가 먼저 떠오른다.

삼치는 뼈가 굵고 억세지만, 그 대신 잔가시가 적은 편이라 구워 먹기에는 딱 좋은 생선이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살도 맛이 좋은데다가 발라 먹기도 무척 편하다. 또한 등푸른생선 치곤 비린내도 거의 없는 데다 살집도 아주 부드러워서 고등어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워낙 예전부터 구이로 인기가 많은 놈이다 보니, 동인천 지역에는 삼치구이 전문점들이 즐비한 '삼치골목'도 있다.

역시 소금/양념구이가 가장 기본이고, 요샌 젊은 취향에 맞춘 치즈삼치 등의 메뉴도 나왔다더라...ㅎㅎ

구이로 가장 많이 먹지만, 사실 진짜 별미는 삼치 회다.

삼치는 이름이 '치'자로 끝나는 치자 돌림 생선답게 성격이 영 지랄맞아서(?!) 활어로 먹긴 어렵고... 산지에선 선어를 숙성시켜 회로 썰어 먹는다. 그런데 육질이 아주 연한 탓에 의외로 손질이 아주 어렵다. 그래서 주로 쓰는 방법은 참치처럼 살짝 얼렸다가 두툼하게 썰어내는 방식.

먹을 때도 참치처럼 참기름장+김에 곁들여 먹는데 이게 아주 맛있다. 살에 수분이 많다 보니 씹어먹는게 아니라 녹여먹는다고 해야 할 만큼 육질이 부드럽다. 보통 수분이 많아 살이 무른 생선은 대체로 맛도 연한 편이지만, 제철 삼치는 맛 또한 진하다.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진짜 별미, 삼치회

특히 지방 함량이 더 높은 뱃살은 그 중에서도 별미. 다만 신선할 때 즉살시켜 피를 뺀 것이어야겠지?

요샌 더러 수도권에서도 겨울이면 대삼치를 공수해서 회를 내는 집들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드셔 보시라.

‘겨울엔 방어’라는 진부한 인식을 뒤바꿔줄 지 모른다 ㅎㅎ

또 하나 알아둘 것이 있다. 삼치로 회를 떠 보면, 살이 하얘서 흰살생선이라고 착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삼치의 살코기는 성분상 엄연히 붉은살생선이라는 거...

그리고 삼치도 역시 등푸른생선답게 꽁치나 고등어에 못지 않게 불포화지방산 DHA/EPA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삼치는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고등어처럼 칼칼한 조림으로도 많이 먹는데, 간장을 이용해 데리야키 소스로 조림을 해도 맛있다.

튀김으로도 먹고. 요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보니 여수 지역에서 많이 나는 삼치를 튀겨서 피쉬앤칩스를 만들어내기도 하던데, 이것도 맛있어 보이더라...ㅎㅎ

또 삼치 살을 다져넣은 ‘삼치만두’도 있다. 삼치만두로 유명한 집으론 수요미식회에 방영된 적 있는 ‘ㅍ’ 중식당을 꼽을 수 있겠는데, 이 집은 삼치만두가 시그니쳐 메뉴다. 비리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담백한 게 맛있더라.

워낙 친숙한 생선이라 조리법도 다양하다

겨울 삼치는 일본에서도 아주 인기있는 생선이다.

특히 "일본의 삼치값은 오카야마에서 결정된다"는 말도 있을 만큼, 관서 지방인 오카야마 현에서 많이 잡히고 선호되는 어종이기도 하다.

역시 회와 구이로 가장 즐겨먹는데, 회를 먹을 때도 껍질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껍질째 포를 뜬 뒤 살짝 구워 먹는 방식(히비끼)을 더욱 선호한다.

지리(맑은탕)나 된장국 등의 국물요리에도 자주 쓰이며 양파를 듬뿍 놓고 전골 요리인 스키야키로도 즐겨 먹는다.

물론 그 밖에도 일본에서는 삼치를 갖고 조림이나 튀김,국,초무침,삼치밥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를 한다.

제철 대삼치가 아니더라도 작은 녀석들은 사시사철 반찬용 생선으로 흔하게 유통되어지고 있다.

또한, 삼치알로 '카라스미(지난번 숭어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 있는 일본식 어란)'를 만들기도 한다. 허나 역시 숭어 어란만큼 최고급품으로 대접받지는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치 알젓을 담가먹는 지역이 있는데, 이를 많이 먹으면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하니 적당히 먹어야겠다 ㅎㅎ

다양한 일본식 사와라(삼치) 요리들

삼치과의 유사 어종으로 ‘동갈삼치’도 있다. 온 몸에 나타나는 꼭 지브라패턴같은 가로줄무늬가 인상적이다.

이 무늬만 빼고 보면 정말 삼치를 쏙 빼 닮았다.

동갈삼치는 삼치보다 더 대형종으로 큰 것은 몸길이가 2m 까지도 자란다고 한다...ㄷㄷㄷ

삼치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서/남해안 일대에 살고 있다.

드문드문 잡히기는 하지만 그 수는 아주 적은 편이란다.

또한 삼치와 뒤섞여 어획되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비슷한 체형 덕에 그냥 한꺼번에 삼치로 유통되기도 하는 것 같다.

자료를 찾다 보니, 동남아 지역에선 꽤나 맛이 좋은 고급어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일본 사람들의 경우 별로 평가가 좋지 않은데...ㅎㅎ

어떤 반응인지 살펴 볼까? 우선 동갈삼치는 일본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꽤나 레어한 생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맛은 삼치보다 떨어진다고 한다. 어떻길래?

삼치보다 살에 수분도 더 많고, 맛도 더 옅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덩치에 비해 가격도 삼치보다 오히려 저렴하단다.

먹는 방식은 삼치와 동일하다.

어획량 자체가 아주 적지만, 그나마 산지라고 부를 만한 지역은 이시카와 현이 꼽힌다. 제철은 삼치와 같은 가을~봄.

동갈삼치. 얼룩말같은 패턴이 인상적이다

 


재방어 (우시사와라 ウシサワラ)

- Scomberomorus sinensis

옛 으르신들의 포스가 ㅎㄷㄷ하다

마지막 만나 볼 생선은 ‘재방어’라는 놈이다. 제주 지역에선 ‘저립’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생선이다.

이름이 비슷해서 ‘잿방어’와 헷갈릴 수 있지만, 방어류인 재방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어종이다 ㅎㅎ

그렇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주 생소한 생선일 텐데...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물고기로 유명한 돗돔보다도 더 보기 어렵다.

오죽하면 ‘전설의 물고기’라는 별명이 있을까.

이녀석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일대에 서식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84년도에 2마리가 잡힌것을 끝으로 이후에는 단 한번도 잡힌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근해에선 재방어가 사라졌다고 보기도 했다(근데, 공교롭게 일본에서 또한 같은 시기에 재방어가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그런데...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재방어가 2009년 들어 무려 27년만에 마라도 근해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놈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에 의해 낚여 올라왔다.

2009년 낚여 화제가 된 전설의 물고기, 저립(재방어)

아직도 제주도 현지인들 사이에선 가끔 부시리떼를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괴어가 있다는 괴담이 떠돈다고 한다. 또한, 아마도 이게 저립(재방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겁 없이 부시리떼를 공격한다고?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이 이런 짓을 할까 싶겠는데... 국내에서 가장 큰 저서성 어종이 돗돔이라면, 가장 큰 회유성 어종은 바로 이 놈이다.

삼치류 중에서도 가장 대형종으로써, 몸길이가 2m를 훌쩍 넘게 자란다. 공인 세계(국내)기록은 1982년 우리나라 사람이 낚은 2m48cm. 무게만 131kg에 달했단다 ㄷㄷㄷ

이후로는 2012년,2016년에 각각 한 마리씩이 더 잡혔다.

그리고 2016년 다시 재방어를 낚아 낸 사람은 공교롭게도 2009년 재립을 낚아올렸던 배의 선장님이란다 ㅎㅎ

앞으로 좀 더 자주 이 놈의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아무튼, 다시 이 재방어란 놈에 대해 알아보면... 우선 삼치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몸길이만 긴 게 아니라 체고도 좀 더 높다. 꼭 농어와 넙치농어의 차이 같다고나 할까?

이런 우람한 몸집 덕분에, 일어명은 ‘우시사와라(ウシサワラ)’다. 즉 소처럼 큰 삼치라는 뜻이다.

100kg...ㅋㅋㅋㅋㅋㅋ 정말 소처럼 크다

워낙 크다 보니 이렇게 나르는 것도 일이다 ㅋㅋㅋ

재방어는 주로 연안 표층에서 생활하는데 기수역에서도 곧잘 살 수 있으며 때로는 강으로도 올라온다고 한다.

캄보디아에선 메콩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온 재방어가 상류인 프놈펜 지역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이 녀석은 세계적으로 보기 어려운 어종이다 보니, 그 외의 산란이나 성장 등 더 자세한 생태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맛은 어떤지도 좀 살펴보자. 국내엔 저립(재방어)의 식용관련 자료가 전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또 일본 자료를 참고해야겠다.

일본에서도 아주 보기 어려운 생선인 재방어. 가격은 제법 비싸게 팔리는 어종이란다(참고로 2009년 우리나라에서 잡혔다던 재방어는 경매에서 400만원에 판매됐다).

역시 어획량이 거의 없는 놈이지만, 그나마 종종 잡히는 곳은 나가사키 현,가고시마 현 정도.

우시사와라라는 이름 때문에 ‘소고기 맛이 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란다 ㅋㅋ

아주 귀한 생선이지만 그렇다고 맛도 엄청난 건 아니라고.

일반 삼치에 비하면 이놈도 몸에 수분이 많다고 한다. 사실 가장 맛있는 건 그냥 겨울에 잡히는 (대)삼치라고...ㅎㅎ

일본에서도 희귀한 녀석이라 한 마리 잡히면 화제가 된다

식용 방법은 역시 삼치와 거의 동일하다.

덩치가 크다 보니, 지방이 오른 뱃살 부위는 감칠맛이 아주 좋다고 한다. 껍질째 살짝 구운 회가 맛있다고.

회를 떠서 세비체나 카르파치오를 해 먹기도 하며, 큰 대가리는 조림에 아주 적합하다. 가열조리를 해도 살이 아주 부드럽기 때문에 튀김을 해 먹기에도 딱 좋단다.

하지만 역시 최고는 구 이요리. 그냥 소금구이를 해도 충분히 맛있지만 살짝 소금에 재워둔 뒤에 구우면 살이 한결 더 탱탱해진다. 된장에 재워서 굽기도 하는데, 이런 식의 절임 후 굽는 방식을 살이 연한 생선에 적용하면 육질도 좀 탄탄해지며 감칠맛도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은 이렇게 삼치와 동갈삼치 그리고 전설의 물고기라는 재방어까지 여러가지 삼치속 생선들을 만나 봤다.

특히, 재방어라는 생선은 한 번 구경이라도 해 봤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한성깔 하는 삼치가 저렇게 커지면 대체 얼마나 더 터프해질런지도 궁금하고...ㅎㅎ

다들 한 포스씩 하는 녀석들이었지만, 어쨌든 그 중 제일은 역시 삼치라는 거 ㅋㅋㅋ 제일 흔한 놈이 제일 맛있는 놈이라니... 정말 다행이다 ㅋㅋㅋ

아무쪼록 올 겨울에는 살살 녹는 삼치회 한번 드셔 보시길.

그럼 오늘의 생선이야기도 끗~~~!!!

일본의 우시사와라(재방어) 요리들 (사진출처:zukan-bouz.com)

위에서부터 삼치,동갈삼치,재방어

[출처] #19. 삼치/동갈삼치/재방어(저립)|작성자 미스터S